미국 '스키 요정' 시프린, 올림픽 2연속 금메달 보인다
겨울올림픽 알파인 스키 2연속 금메달을 향한 '스키 요정'의 질주가 시작됐다. 떠오르는 '스키 여제' 미케일라 시프린(22·미국·사진)이 지난 26일 버몬트주 킬링턴에서 열린 2017~18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여자 회전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40초91로 우승했다. 2위 페트라 블로바(슬로바키아·1분42초55)를 2초 가까이 제쳤다. 지난 11일 핀란드 레비에서 열린 시즌 첫 월드컵에서 2위였던 시프린은 시즌 두 번째 대회에서 첫 우승을 신고했다. 올해 96세인 할머니를 비롯해 온 가족이 지켜보는 앞에서 우승한 시프린은 "공격적으로 슬로프를 내려왔다. 회전은 대부분 깔끔했다. 이 짜릿한 기분을 시즌이 끝까지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알파인 스키는 크게 속도를 겨루는 활강과 수퍼대회전, 회전 기술을 겨루는 회전과 대회전으로 나뉜다. 회전 종목은 슬로프에 설치된 여러 개의 기문을 통과해야 한다. 기문 사이를 도는 회전 기술이 중요하다. "회전 종목은 춤을 추는 것과 같다"는 시프린은 소셜미디어(SNS)에 춤추는 영상을 올리곤 한다. 춤에서도 스키에서도 유연한 몸놀림을 자랑하는 그의 SNS 팔로워는 35만을 넘는다. 2011년 미국선수권에서 최연소(16세) 우승한 시프린은, 아직 20대 초반인데도 월드컵 회전 종목에 40차례 출전해 26차례나 우승했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선 알파인 스키 회전의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대회전·복합 등 다른 종목까지 더하면 월드컵 우승만 32차례다. 월드컵 통산 77회 우승의 '스키 여제' 린지 본(33·미국)과 종종 비교되는데, 본은 22세까지 월드컵에서 세 차례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시프린은 소치 겨울올림픽 당시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 스키점프 다카나시 사라(일본)와 함께 AFP통신의 '3대 미녀 선수'로 선정됐다. 그 덕분에 '스키 요정'으로도 불린다. 그는 우승 직후 "슬로프에서 회전을 잘하면 날아가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넘치는 자신감 만큼이나 성격도 밝다. 올림픽 타이틀을 지켜내야 하는 경우 다른 선수들보다 심한 심리적 압박을 느끼기 마련인데, 오히려 그는 "지난해보다 더 분위기가 좋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시프린은 평창올림픽에서 주 종목인 회전 외에도 대회전과 수퍼대회전 등에서 다관왕을 노린다. 그는 지난 3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평창에서 가능한 한 많은 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프린은 다음달 1일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리는 시즌 첫 월드컵 활강, 수퍼대회전 경기에서 본과 맞대결한다. 김지한 기자